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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Gadget

2008년 7월 현재, full HD 디지털캠코더 선택 가이드


우리 아들 예찬이가 뒤집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캠코더를 사야할 날이 왔음을 직감하고 캠코더 제품 조사를 했다. 언제나 그렇듯 지름이라는 행위는 [선택은 신중하게, 결제는 빠르게] 되어야 하며 이 중 신중한 선택을 위해서는 철저한 스터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100% 완벽한 제품은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까닭에, 우리는 선택의 마지막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번뇌해야 한다.

지난 3일간의 짧지만 강렬한 번뇌를 통해 나는 내 안의 새로운 지름의 자아를 만나 해탈을 이루었기에, 여기 그 기록을 남긴다.

현재 캠코더를 산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1. full HD or NOT

시장에는 그 해상력으로 크게 세가지로 나뉘는 분류가 있다.
SD / HD / full HD

집에 full HD TV가 있으므로 full HD 캠을 선택.
이 차이는 캠이 담는 화면을 구성하는 해상도로 바로 나타나며, 같은 1900 * 1080 해상도를 지니는 full HD 캠이라 하여도, 본 해상도에서 30프레임으로 녹화하는지/60프레임으로 녹화하는지, 프로그레시브 녹화가 가능한지/인터레이스 녹화만 가능한지 등에 따라 그 우열이 나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상기 분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2. media

현재 주로 사용되는 기록 매체는 다음과 같다.

전통적인 '캠코더'스러운 매체-즉, 테입방식인 HDV
하드디스크
디카 등에 쓰이는 플래쉬 메모리
공 DVD, 공 블루레이등 광 미디어

HDV를 사용하는 캠의 경우 대체로 동급 하드/플래쉬 메모리 모델에 비해 화질이 좋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AV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애호가들에게는 여전히-마치 LP 처럼-편집과 보존 등의 측면에서 최고의 미디어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CD가 LP를 밀어내고, mp3가 CD를 밀어내었듯이, 하드디스크와 플래쉬 메모리가 그 자리를 빠른 시간에 대체할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드디스크는 큰 용량을 무기로 여행을 떠난다거나 할 때처럼 긴 촬영 기간이 필요할 때 유리한 면이 있으나(아무래도 비교적 게으른 사람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일 것이다) 진동, 무게, 그리고 안정성(국가 기록원에서는 하드디스크는 6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에도 실으면 안된다고 하지 않은가ㅎㅎ)에서 점수를 잃는다.

플래쉬 메모리는 용량의 증가, 대량 생산으로 인한 단가 하락, 억세스 속도의 향상 등으로 하드디스크를 밀어낼(비단 캠코더에만 국한 된 이야기가 아니다) 강력한 차기 당선자이다. just a matter of time. 기본적으로 SDHC를 사용하며, 기본으로 8~16G의 플래쉬를 내장한 제품들도 있다.

광 미디어는 디카시장에서는 초기에 바로 버로우를 탔으나(머리에 바로 떠오르는 소니 마비카) 캠코더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영상을 바로 DVD 등으로 구워서 보관&배포할 수 있다는 것에서 그 명맥이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는 듯 하다. 히타치에서 블루레이로 궈 주는 캠코더도 선보였다.


일단 fullHD, 그리고 하드 혹은 메모리 타입의 제품을 타겟으로 잡고 필터링을 하였다. 사실 파나소닉 제품에 가장 꽂혔는데, 파나소닉 코리아에서 국내 정식발매하는 제품 중에는 기본적인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이 없다.

가장 먼저(몇달 전부터 찜해두었던) 목록에 오른 것은 소니 HDR-SR11이다. 이 제품은 fullHD, 그리고 60G 하드를 장착하였다. 소니의 가정용 핸디캠 중 가장 고가인 SR12에 비해 단지 하드의 용량만 적은 모델이다. (SR12는 120G) 즉, 하드의 용량을 제외하고는 소니 가정용 캠코더의 플래그십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대는 120만원 이상.



그 다음은 삼성의 HMX20C. 산요에서 제작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 메모리 형으로 80만원이라는 (그리고 그 당시 신세계몰 12개월 무이자!)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며, 비교적 칙칙해보이는 색감과 손떨림보정이 광학식이 아닌 전자식이라는 것이 주요 단점이다. 색감만 어느정도 수준으로 나왔다면 주저않고 구매했을 것이다.

여담으로, 내가 이 제품을 구매 고려중이라는 의사를 들은 사람중 '삼성 캠코더를 사는 사람도 있구나' '이걸 왜 사려고?' 라고 물은 사람이 두 명있다. 이 둘 모두 삼성 직원이었다. 거니횽한테 이를거야. ㅋㅋ

그리고 캐논의 VIXIA HF10. 10개월 무이자만 되었어도 바로 질렀을 제품. 메모리 형이며 기본으로 16G의 플래쉬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다. 캠코더의 소니라고 시장에서 평가받지만, 색재현력에 있어서는 역시 캐논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8월 안에 HF10의 업그레이드 모델이 발표된다고 한다. 아마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발매가 되겠지. 정말 무이자만 되었으면 바로 질렀을 모델. 거의 120만원.


정작 구매를 한 것은 캠코더 고민으로 수십개의 쇼핑몰 창과 다나와 창을 열어놓고 열대야를 하얗게 태우던 어느 새벽 2시경, 우연찮게 발견한 소니 CX12다. 당시 예약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30분 정도 이 모델에 대해 조사하고 바로 다음날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질러버렸다. CX12는 SR12의 하드를 빼고 메모리 슬롯을 탑재한 모델이다. 즉, 어나더 소니 가정용 캠코더의 플래그십이라는 것이다. (이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기존 소니 메모리 형 라인의 최고급 모델이었던 CX7K가 엄청난 가격 인하가 있었다.) 80만원 후반에서 시작한다.

...뭐? 이런! 방금 다나와를 보니 내가 산 가격보다 최저가가 벌써 8만원이나 떨어졌다. 아무튼 이 제품과 곧 발표될 HF10의 후속모델을 위시로, 메모리 타입이 가정용 캠 시장을 주도할 것이며, 그 가격 경쟁 역시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 CX12는 오늘 소니코리아에서 시장에 풀었으며, 내 택배는 내일 도착한다. 힘내라 우체국 택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