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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특히 웹상에서 글을 쓸때는 말이야

이제 인터넷이 특정 계층, 특정 직업 군의 필드가 아닌 것은 새삼 말해봤자 입만 아플 뿐이다. 많은 이들이 인터넷 상에서 정보를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고 불만을 토로하며 우정을 쌓고 사랑을 나눈다. 인터넷은 더이상 부연 설명이 없는 보편타당한 보통명사가 되었으며 현재 이 사회에는 인터넷 없는 세상은 꿈꿀 수도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지식, 사상, 논리, 감정 등을 표현하는 주된 수단은 글일것이다. 사실 글을 구성하는 능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화자의 피 교육 정도나 교양 수준을 일정 수준 짐작케 하는 기본적인 항목이다. (특히 웬만큼 큰 기업이나 조직에서 오래 남고 싶다면 기본적인 맞춤법은 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자기 나라 말 조차 정확히 쓰지 못하는 사람을 누가 데리고 있으려 할 것인가.)

근데 요즘 인터넷을 보면 수없이 쏟아지는 비상업적 포스트와 상업적 포스트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맞춤법 오류는 애교고(적어도 한번 틀린 후에는 확실히 공부해야할 것 아닌가. 한번 두번은 몰라서 틀린다고 해도 세번 네번째 부터는 실수로 여겨지기보다는 돌고래 아이큐로 단정지어질 뿐이다) 각종 논리 전개 오류와 거침없는 언어 폭력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맘에 안드는 것은 글쓴이가 자신을 지칭하여 '필자'라고 하는 것인데, 필자라는 글의 뿌리나 용어적 옳고 그름을 떠나, 찌질하고 허접한 사용기 하나 쓰면서 거들먹거리듯 필자라고 자신을 높여 세우려는 이들을 보면 구역질이 나려 한다. 자신의 얕은 지식. 부족한 논리, 세련되지 못한 문체 등을 단어가 주는 권위적 느낌을 이용해서 커버하려는 것 아닌가? 모 동호회 리플에서 본 구절인데, 매우 인상적이어서 소개한다. 카메라만 들면 개나소나 작가고 글만 쓰면 개나소나 필자.

또한 이 포스트를 보면 국립국어원에서 필자란 글쓴 사람 또는 쓰고 있거나 쓸 사람이라는 의미로, 글쓴이가 자기 스스로를 일컫는 말로는 적합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이러한 표현적 오류 같은 것은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 아닌가. 정규 교육 관계자들은 대입 내신을 몇 퍼센트 반영하느냐 이런 것 가지고 싸움질이나 하지 말고, 진짜 어린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가르쳐야할 것이 무엇인지 부터 고민하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