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드라마

유성의 인연流星の絆 (TBS, 2008년 4분기 金10) 어른이 되면 범인을 찾아 셋이서 죽여버리자 첫회 첫장면, 아리아케 코이치(니노미야)의 섬뜩하고 냉정한 나레이션으로 드라마가 시작합니다. 아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답게 또 미간에 주름잡아가며 예의 어둡고 숨막히는 세계 속으로 발을 들이밀어야하나 싶었더랩니다. 하지만 첫회 타이틀 롤이 나간 후, 15년 전의 사건과 현재를 오가는 장면에서부터 시청자는 움찔할 것입니다. 15년전 주인공 3남매가 집을 비운 사이 부모가 참혹하게 살해된 것을 다루는 장면이 나올 때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타다가, 현재 죠지 클루니-이번 작품에서 구도칸식 수다를 풀어내는 주 무대-에서 코믹한 설정들이 나올때 어딘가 모를 위화감을 느낄 것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바로 이어지는 첫번째 극중 극-삼남매의 사기행각-이 과장되고 우스꽝스.. 더보기
33분 탐정 33分探偵 (후지TV, 2008 3분기) 이 간단한 사건, 제가 어떻게든 33분 끌어드리죠! 흔히들 현실과 좀 동떨어지고 과장되어지고 어딘가 엉뚱하고 우습고 등등을 모두 ‘코믹’ 하다고 쉽게 뭉뚱그려 말하곤 하지만, 똑같은 코믹물이라고 해도 어디까지 선을 그었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기 마련이다. 나의 유일한 2008년 3분기 일본드라마, 33분 탐정은 오다기리씨의 ‘시효경찰’과 비슷한 코믹 월드의 냄새를 풍긴다. 애초에 ‘범인이 뻔한 사건을 이리저리 딴지를 걸어가며 방영시간 33분을 메꿔준다’는 엉뚱하면서 일면 진지한 주인공의 사명과, 그 사명을 역시 진지하게 받아쳐주는 조연들, 골때리는 B급 특수(?)효과, 허무맹랑한 주변 엑스트라들, 또한 만화나 타 방송프로 등 다른 매체의 포맷을 차용한 연출 등… 그런데 한가지 아주 큰 차이가 있다면,.. 더보기
용의자 X의 헌신 4시간? 6시간? 이 책 한권을 마치는데 드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직까진, 내가 아는 한, 히가시노 게이고=세계 최고의 이지 리딩. 표지에 가득한 출판사에서 붙여놓은 수식어구 중 "추리소설"이라는 표현이 눈에 거슬린다. 하긴, 딱히 다르게 붙을 장르가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고전적인 형태의 추리소설은 아니다. 작가가 범인을 숨겨놓고, 혹은 트릭을 묻어두고 독자를 낚는다는 느낌보다는- 대놓고 작가가 독자를 낚는 느낌. 뭐 장르따윈 어때, 재미만 있으면 된다. 마지막 두페이지 정도는 어딘가-어디라고 콕 찝을 수는 없다-에드가 앨런 포우의 소설같은 분위기라서 더욱 마음에 남는다. * 이 작품은 후지TV드라마 '갈릴레오'의 베이스가 되었고 (그 갈릴레오 역.. 더보기
라이어게임 Liar Game(후지TV, 2007 2분기) 사실 라이어게임-타인을 속여 그 몫의 돈을 빼았아 내것으로 만든다 는 룰 위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처럼 이런 말도 안되고 별 개연성도 없어 뵈는 세계관에 시청자를 잡아 끌려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아니라-최소한 주인공은 마지막회 전까지 질 수가 없으니까-주인공이 짜놓은 패를 어떻게, 어느 시점에 까서 펼쳐 보이느냐다. 이런면에서, 첫번째 게임의 뻔한 내용에 실망한 나의 심신을, 두번째 게임에서 세련된 구성으로 전개해나가고 그 기세에 탄력을 실어 세번째 게임에 갔을 때는 뭐, 조금 억지를 부리는것 같아 찜찜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구성이야, 이제 마지막 피날레는 과연 어떨까... 했는데 완전 억지춘향에 마지막 편의 미친듯한 1시간 30분의 전회 다이제스트+칸자키 나오(토다 에리카)의.. 더보기
퍼즐パズル (아사히 TV, 2008) 2분기 유일하게 챙겨본 드라마. 개인적으로 2분기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정말 홍수철에 팔당호 수문 완전 개방한 것처럼 정신줄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와중에도 꾸역꾸역 챙겨서 끝까지 보고 말아버린(!) 작품이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2분기 라스트 프렌즈는 꼭 보고 싶다.) 애초에 트릭을 쓴 마이타 코지가 각본을 맡았다고 하여 보기 시작한 드라마인데, 실제로 트릭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특히 배경음악이라던가 효과음, 짙은 언어유희 등. 반대로 초현실적 현상이 아닌 보물(혹은 상품)을 좇는 다는 것, 개그코드가 짙다는 것, 전체적으로 더 라이트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남녀 주인공 간에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 정도가 차이가 되겠다. 강한 첫인상과 초반 에피소드들의 적절한 완급조절-긴장과 이완.. 더보기
장미가 없는 꽃집薔薇のない花屋 (후지 TV, 2008) 장미가 없는 꽃집이라는 제목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 '꼭 있어야 하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게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또한 스스로에게 거짓된 사람들. 이 연속 드라마가 종영된지 벌써 3 개월이 가까워가는 지금도 다시 잠깐잠깐 리뷰해보는 그 장면장면마다 코끝이 시큰해진다. 노지마 신지는 이렇게 작정하고 주인공들을 그리고 시청자들을 괴롭히는 전개가 솔직히 좀 짜증은 나면서도, 그것이 바로 그의 작품이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당신 나쁜사람이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첫 회, 처음으로부터 2분간의 나레이션 후, 4분동안 아무 대사 없이, 싱글 파파인 싱고가 시즈쿠를 키우며 생활하는 장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잔잔한 음악에 맞춰 다이제스트 식으로 이어지.. 더보기
미래강사 메구루未來講師めぐる (아사히TV, 2008) 진학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메구루씨는, 자신은 배가 부르면 다른 사람들의 20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보통 이런 시놉시스에, 히어로 냄새가 슬금슬금 올라오는 제목을 보면 왠지- 한회 한회 저 밑도 끝도 없는 능력을 이용해서 곤경에 빠진 아이들을 구해주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 특이하다면 특이할 소재를 구도칸식 수다에 잘 녹여내고 있고, 후카쿙 특유의(그리고 유일하면서도 독보적인) 띠벙한 연기가 잘 어울리는 괜찮은 작품..이지만, 맨하탄 러브스토리나 타이거 앤 드래곤 같은 구도칸만의 그 무엇이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내는 요술쟁이도 참 괜찮았었는데... 더보기
프로포즈 대작전 SP 개인적으로 연속드라마의 엔딩이 깔끔하게 맺어졌다 생각했는데. SP로 한회 더 울궈먹는 것도 뭐, 나쁘진 않겠지. 나가사와 마사미를 비롯해 에리 역의 에이쿠라 나나 모두 살이 좀 붙은 느낌. \이야기 돌아가는 것은 그냥 연속드라마가 한 회 더 붙었다고 보면 된다. 익숙해서 좋다고 해야하나. SP에서도 역시 청춘은 여전히 어리석지만 눈부시고 아름답다. 화면에 비치는 하와이는 참 좋아보였다. 내년 부모님 환갑맞이 여행은 하와이로 가면 좋겠다 생각했다. 더보기
장미가 없는 꽃집 9화 아내와, 마른 오징어를 씹으며 9화를 보았다. 훌륭한 예술작품, 내지는 자연이 만들어낸 수려한 풍경을 볼 때 처럼. 싱고의 연기는 가슴이 벅찰 지경이다. 스토리는 7화까지 울릴만큼 울렸으면 충분하다. 내 다리를 베고 누운 만삭의 아내가 옆에서 말한다. "인생이 우울할 것 같아." "...그게 인생이지, 뭐." 목이 잠깐 메인다. 지친 아버지의 뒷모습. 어떻게 끝날 것 같냐는 아내의 질문에, 미오 아버지의 수술은 안자이가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종국에는 미오와 하나야상, 시즈쿠가 시골에 내려가 밭에서 딸기를 키우며 끝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보기
장미가 없는 꽃집 엔딩테마 멍하니 방심하고 보다가 울컥 뜨거워지는 드라마, 장미가 없는 꽃집薔薇のない花屋. 모두들 사랑하세요. 사랑해요. (사랑아 얼른 아빠 품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