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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유희

한국축구 요약 경기하는거 보면 허무하고 답답하고, 어디랑 하든 지지나 않으면 다행인데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만족하고 계십니다. 더보기
먼 북소리 이 책을 손에서 놓은 시점이, 월화수목금토일 내내 새벽 별보기 운동하던 시절이라, 미처 감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나는 하루키의 장편소설보다 단편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의 수필은 그보다 더 좋다. 하루키가 유럽-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에서 머무르며 쓴 그의 한가롭고 대수롭지 않은 일상을 읽다보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캔맥주 하나씩 들고, 너 그동안 뭐하고 살았니 그래 그랬구나, 수다를 떠는 기분이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히 웃겨 죽겠는것도 아니지만, 상대를 좀 더 알아가는 기분 좋은 과정이랄까. 하지만 누군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하나 권해 달다고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보기
회랑정 살인사건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한 영화나 드라마는 몇편 보았지만, 정작 책으로는 처음 접한 히가시노 게이고. 평소 일본 현대 문학이 타 문학에 비해 매우 쉽게 읽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모두 이러할 듯 하다-은 그 중 최고의 이지 리딩이 아닐까 싶다. 책을 덮는데 만 하루가 안걸렸는데, 여기서 자는 시간 먹는 시간 일하는 시간 빼면 정말 만화보듯 페이지가 넘어간 것이다. 물론 이지 리딩이 그의 아이덴터티는 아닐 것 이다. 몇편의 영화/드라마 화된 작품들과 이 작품으로 내가 정의내린 히가시노 게이고의 아이덴터티는- 그는 작품 속에서 인간을 '주제를 전달하기' 편하도록 썽둥썽둥 잘라놓고 전개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큰 무리가 없는 선에서 잔가지들은 쳐버린다. 얼핏 리얼리티가 배제되.. 더보기
퍼즐パズル (아사히 TV, 2008) 2분기 유일하게 챙겨본 드라마. 개인적으로 2분기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정말 홍수철에 팔당호 수문 완전 개방한 것처럼 정신줄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와중에도 꾸역꾸역 챙겨서 끝까지 보고 말아버린(!) 작품이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2분기 라스트 프렌즈는 꼭 보고 싶다.) 애초에 트릭을 쓴 마이타 코지가 각본을 맡았다고 하여 보기 시작한 드라마인데, 실제로 트릭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특히 배경음악이라던가 효과음, 짙은 언어유희 등. 반대로 초현실적 현상이 아닌 보물(혹은 상품)을 좇는 다는 것, 개그코드가 짙다는 것, 전체적으로 더 라이트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남녀 주인공 간에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 정도가 차이가 되겠다. 강한 첫인상과 초반 에피소드들의 적절한 완급조절-긴장과 이완.. 더보기
장미가 없는 꽃집薔薇のない花屋 (후지 TV, 2008) 장미가 없는 꽃집이라는 제목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 '꼭 있어야 하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게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또한 스스로에게 거짓된 사람들. 이 연속 드라마가 종영된지 벌써 3 개월이 가까워가는 지금도 다시 잠깐잠깐 리뷰해보는 그 장면장면마다 코끝이 시큰해진다. 노지마 신지는 이렇게 작정하고 주인공들을 그리고 시청자들을 괴롭히는 전개가 솔직히 좀 짜증은 나면서도, 그것이 바로 그의 작품이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당신 나쁜사람이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첫 회, 처음으로부터 2분간의 나레이션 후, 4분동안 아무 대사 없이, 싱글 파파인 싱고가 시즈쿠를 키우며 생활하는 장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잔잔한 음악에 맞춰 다이제스트 식으로 이어지.. 더보기
Bob Marley 2008년 대한민국과 같은 혼란, 부조리, 차별, 모순, 폭력에 취해 비틀거리는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사람의 뛰어난 정치지도자도 아니고 한사람의 천재 과학자도 아니고 뛰어난 엔지니어 이딴건 당연히 아니고 훌륭한 노래 한곡. 더보기
여자친구가 전지현보다 좋은 이유는 그게 뭥미? 김태희님이 짱인거임 더보기
そばにいるね 그 흔한 노래방도 끝날 때가 되면 보너스를 주듯이 오늘 하루를 위한 보너스. 아오야마 델마 (Thelma 靑山)라는 티본스테이크를 쌈장에 찍어 화이타에 싸먹는 것 처럼 퓨전스타일의 이름을 가진 여성의 노래 feat. SoulJa. 더보기
기억을 걷는 시간 넬, 이라는 그룹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하려고 하는 편이다. 딱부러지게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싫어하려고 한다는, 18도짜리 소주마냥 맹맹한 표현을 하는 이유는, 이 밴드가 서태지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고, 그것과 그것이 무슨 관계냐고 한다면 추가로 그냥 난 서태지가 싫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회사를 옮겨..아니 옮겼다고 하기엔 그 공백기간이 좀 길어서, 그냥 집에서 살림하다가 운좋게 취업했다고 하는게 좋겠다, 암튼 그러했는데, 아 진짜 남의 돈 타먹는게 쉬운게 아니구나,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모두 모스피타처럼 피폐해지는거다. 그래서 멜론 5월 1주 TOP 100 음원들을 들으며 막힌 혈을 뚫고 더러워진 피를 정화하며 영혼의 구원을 얻고 몸과 마음을 바로잡고 있는데, 유독 귀에 와서 걸.. 더보기
미래강사 메구루未來講師めぐる (아사히TV, 2008) 진학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메구루씨는, 자신은 배가 부르면 다른 사람들의 20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보통 이런 시놉시스에, 히어로 냄새가 슬금슬금 올라오는 제목을 보면 왠지- 한회 한회 저 밑도 끝도 없는 능력을 이용해서 곤경에 빠진 아이들을 구해주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 특이하다면 특이할 소재를 구도칸식 수다에 잘 녹여내고 있고, 후카쿙 특유의(그리고 유일하면서도 독보적인) 띠벙한 연기가 잘 어울리는 괜찮은 작품..이지만, 맨하탄 러브스토리나 타이거 앤 드래곤 같은 구도칸만의 그 무엇이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내는 요술쟁이도 참 괜찮았었는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