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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학력

1.

우리사회가 너무 학력/학벌 위주의 사회라는 이야기도 많지만, 어차피 학력이라는 것은 사회가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이다. 학력은 능력의 subset이다. 학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적어도 머리가 좋거나, 집에 돈이 많거나, 성실하다는 뜻이다. 이것은 무엇을 하던지 기본적으로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다. 그렇지 않은가?

따라서 학력이 높은, 남들보다 우월한 학력을 소유한 사람일 수록 사회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사회에서 성공을 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남들보다 학력이 떨어지는 것 대신 다른 노력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훨씬 어렵다.)


2.

물론, 모든 분야에 학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파티쉐는 어느 학교를 나오건 간에 제과만 맛있고 이쁘게 만들면 되고, 자동차 정비공은 자동차 정비만 잘하면 된다.

하지만 그들이 평생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며 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좀 더 발전적으로 확장된, 방향전환된, 무언가 다른 분야와 연계된 사업을 계획하기 시작한다면 학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학력은 곧 인맥이기 때문이다. 인맥이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 사업을 하는데, 그 회사의 말단 신입사원이랑 잘 알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 되도록이면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주는 학교 아니면 무조건 명문학교(우리나라 같으면 SKY) 학력일수록 좋다. 동문들이 그 분야에서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3.

공부해야할 때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철이 없어서 등등의 이유로 남들보다 열등한 학력을 갖추었다면. 그때는 학력 이외의 것으로, 기술, 인성, 외모, 화술, 마인드 등등, 자신의 능력이 사회가 알아줄만 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려야한다. 생각만 해도 골이 지끈지끈하다. 최종학교에 가서 인지값 500원만 내면 증명서 떼어주는 학력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

이런 방법으로, 학력 이외의 것으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은 정말 뛰어난 사람들이다.


4.

부대에 갓 배치되었을 때, 내 소개를 하다가, 대학을 다니다 왔다고 하면 '와 돈 많이 벌겠네' 라고 미군들은 말했다. (불행히도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다-_-) 고학력자의 페이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5.

까놓고 말해, '고졸'이라는 딱지는 나쁜 것이 아니다. '고졸' 출신이 능력만 있으면 대통령도 되는 시대다. 단지 1]남들에 비해 학력에 신경을 안썼거나, 혹은 2]자의적으로 필요없다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3]정말 상위 학교로 진학하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되어서 못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1]신경이 쓰이면 이제부터 준비해서 가면 되고 2]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가면 될 것이고 3]여건이 될 때 가면 되고, 4] 아직까지도 별 변화가  없다면 지금처럼 살면 된다.

문제는 그것을 속이는 사람들이다. 하지 않은 것을 했다 하고, 가지 않은 곳을 갔다 하는 것.  세상 어느 누구의 노력이, 시간이, 돈이 아깝지 않겠는가. 하지만 학력을 위조한 사람들은 아무 댓가없이 결과를 얻으려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능력이나 의지는 결여된 채, 학력에 대한 욕망만 넘치는 부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가장 학력지상주의에 찌든 사람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