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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유희

스트라이다 : 서울 동쪽을 종으로 크게 횡단하다

지난 달에 구입한 스트라이다.

사진은 네이버 스트라이다 카페strida안내글, 에서.

오늘 이것을 타고 여자친구에게 달려가기로 하였다. 지난 수요일 (4/12) 창립기념일이라 집에서 빈둥대다가, 양재천을 타고 우면동까지 가본 이후로 본격적인 라이딩.

자, 일단 오늘 내가 달린 경로는-

서울 숲 안에서, 그리고 중랑천 길을 타는 과정에서 많은 방황이 있었지만 (지도! 지도가 필요하다!) 만약 가장 깔끔하게 길을 접어들었을 때, 대략적인 총 거리는

24.118km / 도보로 6시간 6분
(네이버 지도 http://local.naver.com/map/ 기준)

24km를 2시간 30분에 걸려 왔으니, 약 9.6km/h로 달린 셈이다. 아아.  

오늘 라이딩의 몇가지 특기 사항은

1.
이 계획을 세울 때, 미처 고려치 못한 것은, 나의 고소공포증 이다. 잠실대교를 건널 때, 내 바로 옆에 난간이 있고, 그 난간 기둥 기둥 사이로 펼쳐지는 한강. 핸들은 부들부들 떨리고, 골반과 허벅지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며, 목은 뻣뻣하다.
예전에 한남대교 걸어서 지나갈 때도 그랬었고, 단대 앞 육교 걸어갈 때도 그랬던 것처럼- 바닥이 푹 주저 앉아버릴 것 같은 불안감으로 난간을 잡고 싶지만, 난간 역시 우두두둑 부서져 내릴 것 같아, 차라리 차도로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무섭다.

미친 사람처럼, blahblahblah중얼중얼 한국어와영어와일어로 알수없는말들을, 기억나지도않을말들을 멋대로 씨부리며 겨우 건넜다. 다시는, 이 길로 안다닌다.

2.
돌아오는 길은, 지하철로 중화->청담까지 이동 후에 청담에서 스트라이다를 타고 탄천->양재천을 통해 왔는데, 탄천에서 양재천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자전거 도로 옆 수풀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까치인가, 하며 돌아봤는데

빨갛고 파란 뭐 대충 그런 색깔이 섞여있고 목이 길고 꼬리가 긴- 이건 누가봐도 까치나 참새, 비둘기는 아니고(체급이 다르다) 근처 초등학교 동물사육장을 탈출한 공작새...는 아니고 꿩이었다. 깜짝 놀래서 넘어질뻔 했다.-_-

지난번 양재천 남쪽 탐사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양재천은 도시 한가운데에서 그나마 생태 환경을 가장 잘 꾸며놓고 보존하는 곳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3.
청담에서 한강 공원으로 접어드는 시점에, 초등학교 1~2학년 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 자기들 끼리 좋아하는 나라의 대표선수를 칭하며 축구를 하는 모양인데, 한 아이가 찬 멀리서 찬 공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자 옆에서 신나게 실황중계를 하던 꼬마가 말했다.

"아 이건 웨인 루니 선수의 과욕이에요~"


그리고 한강공원에서 탄천으로 접어드는 시점에 한떼의 3~4학년 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전쟁놀이(?)를 하는 듯 했다.

"고이즈미 잡으러 가자~"

내가 저 나이 때 외국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던게 있었을까? 확실한 것은 나카소네 이전 총리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빌 코스비 정도? 리키 슈로더? 요새 애들 대단해요~ 얼른 나도 2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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