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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Gadget

"침수팟도 리퍼가 되나요?" 아이팟 A/S 신청기

지난 봄, 주말 내 밀린 설겆이를 하며 아이팟 터치를 싱크대 윗 선반 손잡이에 걸쳐놓고 일본드라마를 시청하던 도중에 건조대에 냄비를 올려놓다가 다른 접시를 건드려 건조대가 덜컹 하는 바람에 흔들려서 그만 물받아놓았던 바가지 안에 F=mgh 자유낙하를 하는 참사가 벌어졌었습니다. 아악 내 터치…ㅠㅠ

바가지 안에 천천히 가라 앉으면서도 드라마는 잘 나오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 일렁이는 맑은 물 속에서 마치 몇백년 전 엘도라도에서 황금딱지를 잔뜩 약탈해다가 여왕에게 향하던 스페인 함선을 해운대에서 비키니 아가씨들과 수영하다가 발견한 것처럼 신비한 느낌이었죠. 손에 잔뜩 묻어 있는 퐁퐁을 미처 닦아낼 여유도 없이 냉큼 터치를 집어다가 전원을 끄고 엉덩이로 물기를 닦은 후 3일간 서늘한 드럼세탁기위에서 말려보았으나, 저의 터치는 만져도 반응않는 그저 빛나는 고철덩어리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한 두푼 하는 기계도 아닌데… 어디 뭐 뉴 칼레도니아에서 모래찜질하다가 밀물이 들이닥쳐서 침수된 것도 아니고 숟가락 젓가락 밥공기 설겆이 하다가 침수가 되어서 이거 더욱 안타깝더군요. ㅠㅠ 침수 등의 명백한 소비자 과실만 아니면 리퍼가 된다는데, 제 터치 이어폰 단자 안쪽에 있는 침수 라벨은 선명한 붉은 띠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ㅠㅠ

그렇게 비통한 심정에 잠겨 있다가, 바쁜 회사일과 가정사로 잊고 살았었지요. 그러다 요번에 바쁜 일상과 잠시 멀어진 틈을 타, 어떻게든 요놈을 처리해야겠다 생각이 들더군요.-좀 있다가 개발중인 어플도 실기 테스트를 해야할텐데…- 전화를 들어 삼성 ubase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에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가까운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 검색 http://www.apple.com/kr/support/center/service.html

 

ubase

http://map.naver.com/?lat=37.5099033&lng=127.0598483&level=1&mapMode=2

문의한 결과, 침수된 2세대 아이팟 터치 16G의 리퍼 비용은 179,000원 이었습니다. 처음 구입가격을 생각하면 애초에 32G를 살 수도 있는 가격인데요.ㅠㅠ 어쨌거나 새로, 아니 중고로라도 구하는 것에 비해서는 싼 가격이니, 비싼 설겆이 한 셈치고(..물론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 유상 리퍼를 의뢰했습니다.

몇가지 포인트.

  • 뒷면에 문구를 각인한 경우, 이 각인도 똑같이 복원할 수 있음.
  • 각인이 필요 없는 경우는 2~3 일 (워킹데이), 각인까지 살릴 경우는 15~20 일.
  • 구입시 신청했던 각인을 일부/전체 수정은 불가. 무조건 똑같이.
  • 택배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이 아님. 다시 센터에 찾으러 와야함.
  • 진행 상황은 sms로 통보(된다고 함).

 

휴대기기 쓰시는 분들 모두 침수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