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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유희/일반대중문화

기억을 걷는 시간


넬, 이라는 그룹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하려고 하는 편이다.

딱부러지게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싫어하려고 한다는, 18도짜리 소주마냥 맹맹한 표현을 하는 이유는, 이 밴드가 서태지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고, 그것과 그것이 무슨 관계냐고 한다면 추가로 그냥 난 서태지가 싫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회사를 옮겨..아니 옮겼다고 하기엔 그 공백기간이 좀 길어서, 그냥 집에서 살림하다가 운좋게 취업했다고 하는게 좋겠다, 암튼 그러했는데, 아 진짜 남의 돈 타먹는게 쉬운게 아니구나,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모두 모스피타처럼 피폐해지는거다.

그래서 멜론 5월 1주 TOP 100 음원들을 들으며 막힌 혈을 뚫고 더러워진 피를 정화하며 영혼의 구원을 얻고 몸과 마음을 바로잡고 있는데, 유독 귀에 와서 걸리는 가사가 있다. MC몽의 신나는 신곡보다 소녀시대의 상큼한 노래보다.
달팽이관 벽면에 3관식 프로젝터로 은은히 쏴주는 이 가사, 이 목소리.

"물을 마시려 무심코 집어든 유리잔 안에도
(나를 바라보기 위해 마주한 그 거울 속에도
귓가에 살며시 내려앉은 음악 속에도)
니가 있어"

아 벌써 새벽 1시 30분. 출근할 생각을 하니 정말 (어떡하죠 이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