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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유희/일본문화

아내는 요술쟁이奥さまは魔女 (2004,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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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미국의 시트콤 Bewitched를 리메이크한 작품. (Bewitched는 얼마전 니콜키드만 주연의 영화로도 리메이크 되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어찌보면 참으로 퀘퀘묵은 이야기를 답습하고 있다. 우리네 삶에서 결혼이란 2~30년 동안 전혀 다른 성장배경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온 두 사람이, 하나의 공통된 생활배경과 가치관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인 동시에, 배우자의 기존 가족질서에 새롭게 관계되어지고 적응하는 사회적행위이다. 이러한 제도에서 수반되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갈등들은 이미 남녀간의 결혼을 소재로한 드라마에서 질리게도-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좀처럼 질리지 않는다-울궈먹고 있는 소재다. 이 드라마는 여기에 단지, 여자 쪽은 마녀라는 조금 특이한 양념을 더했을 뿐이다. 신분(?)의 차이로 결혼을 반대하는 장모, 아내의 정체(?)를 모르는 시어머니, 시어머니와 장모의 갑작스러운 대면,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 이웃과의 트러블, 남편의 직장 상사/동료와의 관계... 이런 평범한(?) 이야기들을 더 맛있는 이야기로 바꾸어주는 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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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일단 이런 집에서 시작하게 해준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돋보이는 것은
매 에피소드마다 느껴지는,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남편과 아내의 가슴 따뜻한 모습때문이기도 하고, 마법이라는 동심을 자극하는 단어가 주는 유쾌한 상상력과 돌발적인 사건들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원작 시리즈를 보지 못한 관계로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겠지만, 몇몇 에피소드(특히 5화)나 캐릭터간의 관계 설정에서 '일본판'이라는 identity를 잘 끼워넣었다는 느낌이다. 이야기 전개도 9화까지는 밀도있게,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9화에서 끊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004년 12월에 방영되었던 SP, 奥さまは魔女 리턴즈는 진심으로, 하지 말았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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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셋 낳기 전에는 빗자루를 돌려주면 안된다니까



-요네쿠라 료코는 꽤 오랫동안 비호감인 느낌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 드라마로 그것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었다. 매 에피소드 마다 요네쿠라 료코의 화려하고 감각있는 패션센스를 볼 수 있었다. 멋지십니다, 누님.
-남자 주인공인 하라다 타이조는 정말 침팬지처럼 생겼다. 원작과 리메이크된 영화에서의 남자 주인공 느낌도 딱 그러하다. 짐캐리+침팬지.
-장모 역의 나츠키 마리의 연기도 정말 인상적. 멋지십니다, 이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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