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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이야기

2005년 12월 푸켓여행기 1

*2005년 12월 10일부터 4박 5일간 다녀온 푸켓 여행기를 본인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전 해 온 포스트입니다.


간만에 백수가 된 기념으로, 푸켓에 다녀왔다. 사실 푸켓이 베트남 땅인지 인도네시아 땅인지 온두라스 땅인지 잘 알지도 못했지만. -돈도 못버는데 여행을 가야하나, 어느 여행사가 싼가, 어디로 가야하나, 은행잔고는 얼마 남아있을까, 이번달 카드값은 얼마나 청구될까, 등등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는 다녀와서 생각하기로 하고, 푸켓으로 4박 5일간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prologue. DAY0 [12/10]

인천공항까지 공항버스를 이용해야하는데, 사실 이전에 공항까지 갔던것은 심야에 전세버스를 이용했던 것이 전부라, 토요일 오후 강남 복판을 질러 인천까지 몇시간이 걸릴지 걱정이 되었다.

삼성동 공항터미널의 리무진 버스는 청담대교 쪽 인지 영동대교 쪽 인지에서 바로 강변을 타고 가서 1시간 남짓에 간다고 경험자 친구가 말해주었는데... 가격이 비싸서 개포동 경기여고 앞에서 서울버스의 609번 공항버스를 이용. (리무진의 1/2정도의 요금. 8000원) 2시 35분경에 타서 인천에 4시 45분에 도착. 두 시간동안 앞좌석에 앉은 대한항공 승무원의 흔들리는 머리 리본을 보고 뽑아 댕겨보고 싶은 충동을 누르느라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비행기 여행의 가장 큰 단점은 공항에서 이런저런 시간 낭비가 심해서 극초반/극후반의 체력소모가 크다는 것이다. 입국 수속받는데서 줄서서 기다리고 게이트 열리기 전까지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탑승시작하면 게이트 앞에서 또 줄서서 들어가고. 출국은 입국의 역순.

어쨌거나, 30세의 백수 윤정규씨를 실은 아시아나 OZ747편은 힘차게 인천의 대지를 박차 올랐다. 푸켓공항까지 직항으로 6시간 정도. 이제 편하게 자다 일어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앞 좌석에 태어나서 비행기 생전 처음 타보는 듯한 젊은 애**(+그의여자)하나가 있었다. 내가 이용한 모X투어의 여행 상품은 푸켓-인천행 전세기를 이용하여 여행객들을 한번에 200명씩 실어나르는데, 올때 갈때 사람들이 동일하다보니, 올때 갈때 좌석도 동일하게 배치해준다. 즉, 이 앞에 앉은 경우없는 **가 한국에 올때도 앞에 앉는다는 거다.

참고로 일반적인 비행기 에티켓. 출처 네이버.
(출처를 떠나, 조금 생각해보면 상식과 교양 수준이다.)

-좌석의 등받이를 뒤로 제칠 때는 지나치게 제치면 안된다.이코노미에서는.
비지니스는 여지껏 안타봐서 모르겠다.
-식사가 시작되면 제쳐놓은 등받이를 반드시 원위치로 해 놓는다.



아무튼 200여명의 패키지 상품. 나이드신 분들도 계시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있고, 젊은 학생들의 그룹도 있다. 사장님 사모님도 계시고, 백수인 30살도 있으며, 시끄럽고 여자를 밝히는 버릇없는 곱슬머리 남자 아이도 있다. 남국의 푸른 하늘과 쏟아지는 햇살을 꿈꾸며 6시간의 플라이트. 기내식은 비빔밥. 고추장이 적고 그릇이 작아 비비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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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 공항 입국 심사대는 현재 시스템 업그레이드 중이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고 써있는데, 정말 느려도 너무 느린 것이 아닌가. 입국 심사원들이 굼뜨다. 줄은 줄어들지 않는다. 태국의 공기가 점차 내 옷안으로 스며든다.


오, 댐 핫.

댐 핫 앤 웻.

서울의 차가운 공기가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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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90일까지 무비자로 관광할 수 있다. 하지만 옆에 Visa on arrive, 입국시 비자신청해서 입국수속하는 곳이 있었는데, 당연히 이곳은 줄 선 사람이 없다. ...해서 이곳에서 필요없는 비자를 신청해서(1000바트. 1바트 = 30원) 빨리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쪽 창구도 워낙 굼떠서, 빨라봤자 원래 줄서있던 곳의 사람 두세명 빠지는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 즉, 돈낭비. 비행기 오픈 티켓 끊고, 이곳에 연고가 있어서 90일 이상 머무를 사람이면 모를까.

밖으로 나오면 패키지 팀들을 기다리는 여러대의 전세버스와 로컬 가이드들이 있다. 이름과 리조트명, 여행사 이름을 대면 알맞는 가이드가 등장해서 알맞은 전세버스 안으로 픽업해간다. 패키지 여행은 15년전 단체 여행 빼고는 처음인데, 주위에서 들었던 여러가지 악평에 비해,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운좋게도, 정말 운좋게도 내가 속한 팀의 사람들은 정말 다 좋았다. 아이들도 얌전하고 착하고 조용하고. 어른들도 경우 없는 사람들도 없고. 숙소에서 내가 싫어하는 한국 꼬마가 하나 있었는데, 그 가족과 같은 팀이었으면 난 정말 X두 투어에 환불을 요구했을 것이다. (그 가족은 내 윗방이었다. 그 젊은 아줌마의 쿵쿵대는 샌달 소리하며, 시간과 상관없이 온 리조트에 울려퍼지던 그 꼬마의 고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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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수도물은 석회질 성분이 포함되어서, 절대 식수로 쓸 수 없다고 한다. 잠시 세븐일레븐에 들러서 식수와 맥주를 사간다.

숙소에 들어서니 거의 새벽 2시다. 일단 시원한 맥주로 태국의 더위와 화해의 악수. 그리고 피곤하니 일단 잡시다. 아래의 맥주는 매우 진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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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내의, 220V와 110V 플러그, 3구 플러그까지 다 들어가도록 만들어진 콘센트 구멍. 약간 감동.


오늘의 여행 지출 내역:
-편의점에서 물과 맥주, 103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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