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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유희/일반대중문화

환상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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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책

The Book of Illusions, 2003

폴 오스터의 10번째 장편소설.


그리고 나에겐 5번째 폴 오스터의 소설인 이 책, 환상의 책은 내가 겪은 그의 어떤 작품보다 격한 아픔과 슬픔을 던지고 시작한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이, 평생, 매시 매분 매초, 행복의 연속 혹은 반대로 불행의 연속으로 일관되는 경우가 있을까. 대부분은 살면서 롤러코스터처럼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을 넘실대며 살기 마련인데.

여기 하루 아침에 죽음과 다름없는 절망과 대면한 사람이 있다. 그가 가진 절망은, 그 스스로 자신의 절망스러움을 담담하게 꾹꾹 찍어낼 정도로 깊고 진하다.

스스로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을때, 이제 더이상 내게 남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때. 우연히 발견한 옛 영광의 사치스러운 잔재가 나를 얼마나 상념에 젖게 했던가.


폴 오스터는 예의 판타지같은, 그러나 그러기에 더욱 있을 법한, 전개를 펼침과 동시에 스토리 안에 또 다른 타인의 스토리, 또 그 타인이 만들어낸 또 다른 타인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그것은 그의 작품 어디에서나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특히 이 환상의 책과 이 다음 해에 내놓은 신탁의 밤(나는 이것을 먼저 읽었다)에서는 더욱 심화되어, 마치 데이빗 린치의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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